303호

플랜트(Plant) +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인 플랜테리어는 식물로 꾸미는 인테리어를 말합니다. 반려 식물이나 식집사, 풀멍 같은 단어들과 함께 식물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입니다. 식물은 삭막한 공간을 낭만적으로 만들어 주는 가장 마법 같은 연출 아이템이 될 수 있습니다. 침실의 한쪽에 그린존을 만들어 봅시다. 시작은 비싼 돈 들이지 말고 마트 식물 코너의 작은 다육 식물로 소소하게 시작해도 좋습니다. 생화가 부담스럽다면 조화를 섞어봅니다. 식물 포스터나 그림을 함께 장식해도 멋스럽습니다.

팁을 더 드리자면 식물의 높낮이를 두면 아름다운 그린존 인테리어가 완성됩니다. 커다란 잎의 식물들은 바닥에 두고, 작은 잎은 의자나 테이블 위에 두는 겁니다. 행잉 식물을 천장이나 벽에 걸어두면 작은 공간일지라도 식물이 가득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입체주의나 인상주의 그림을 침실에 두는 것 만으로도 로맨틱한 공간 연출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파스텔 톤처럼 밝은 톤의 그림에, 피사체는 여인이나 풍경의 그림이 좋습니다. 마리 로랑생이나 베르트 모리조, 마리 브라퀴몬드 같은 여성 화가의 그림은 여성 특유의 태도와 시선을 느낄 수 있어 침실과 잘 어울립니다. 그림은 벽에 걸어두어도 좋고, 바닥에 무심하게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그림이 침실이라는 공간에 있는 것 만으로도 낭만적인 공간 연출이 될 겁니다.

음악을 듣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지극히 사적인 행위는 침실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더욱 빛이 납니다. 아침에 일어나 말합니다. “오케이 구글, 마일스 데이비스의 재즈 연주곡 틀어줘” AI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재즈 선율에 하루를 시작해봅시다. 혹은 아날로그 축음기나 턴테이블에 주말에 구입한 빈티지 LP 레코드를 꽂아 바늘을 올려둡니다. LP 레코드 특유의 잡음도 따뜻하게 들릴 겁니다.

때로는 우쿨렐레를 두고 가끔 스트링을 튕겨보기도 합니다. 침실에는 TV가 아닌 음악을 곁에 두어봅시다. 낭만적인 인생의 감미로운 배경 음악이 덧씌워질 겁니다.

가장 훌륭한 침구의 조건은 아늑함입니다. 밤에는 포근하게 잠이 들 수 있어야 하고, 아침에는 나른하게 뒹굴뒹굴할 수 있는 아늑함입니다. 좁디 좁은 방이라도 좋은 침구가 있다면 그곳은 리조트 호텔의 아침이 부럽지 않습니다. 침실의 방향이 동향이나 남향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침대에 누워 창가에서 비치는 햇살로 눈이 뜰 수 있게 침대의 위치를 정해 아침을 행복하게 시작해 봅시다. 바스락거리는 이불이나 내 목에 딱 맞는 베개, 폭신한 매트리스까지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아늑한 침구를 찾아봅시다. 인생의 3분의 1이나 차지하는 수면 시간을 나에게 맞게 디자인 해보시길 바랍니다.